처음 홍콩에 갔었던 때는 99년이었던 것 같다. 피크 트램을 타고 피크 정상에서 바라본 홍콩의 야경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요번에 Leezche님이 사진으로 너무나 완벽하게 담아오셨다!!
출처: http://www.plyfly.net/
로맨틱한 감흥에 젖어있는 순간, 옆에 있었던 분 – 그때 같이 출장갔던 40대 초반의 남자 차장님 – 이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드라이하게 말씀 하셨다.
“이거 뭐 건물마다 죄다 불켜놨네? ㅆㅂ 전기세 엄청나오겠네”
걍 산통 팍 깨진거다.. 물론 남자들 둘이서 홍콩 야경 보면서 로맨틱한 이야기 하는건 더 깨는 일이었을 테다. 어쩌면 차장님도 그런 압박을 느끼고 일부러 깨는 소리를 하셨을 수도…
암튼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내가 여기에 다시 올 때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와야지. 그리고 야경이 한눈에 보이는 곳까지 여자친구 눈을 가리든가 뒤로 걷게끔 해서 어찌어찌 데리고 와서는, 눈을 가린 손을 딱 올리면 – 그때 홍콩 야경의 장관이 한눈에 펼쳐지는 거다. (이때 안개 끼면 말짱 황이다. “자기 나 왜 눈가린겨? 뭐한겨?”)
와~ 뷰티풀~ 을 연발하는 틈을 이용해서 미리 준비해간 MP3 에서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이어폰을 귀에 끼워 주면서 (아름다운 장면들은 배경음악에 의해서 효과가 극대화되므로), 그때 살포시 프로포즈를 하는 거다…
물론 이러한 구분동작들이 스무스하게 이어지려면 남산 등지에서 예행 연습 정도는 필요할 듯. MP3 꺼내다가 버벅대든가 준비해간 노래가 아닌 이박사의 몽키매직 이런게 나오면 어떻게 하겠는가!!
아직 20대의 젊은이들이여, 이런 홍콩 여행 어떨까? 꿈꾸어 보시라.
홍콩 여행은 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만, 일본때의 쓰라린 경험을 바탕으로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훌륭한 야경을 혼자 보려니 어찌나 마음이 아리던지;;
냐핫핫.. 광년이~~~
바람 안부는날로 잘 골라 다녀 오세요.
저두 신랑이랑 분위기좀 잡으려고 했는데 묵직한 SLR카메라도 날려버릴 기세로 불어대는 바람때문에 자세 안나오던걸요. 산발이된 머리카락때문에 자꾸 광년이가 떠올랐습니다. – _____________ -;;;
역시 백조는 물밑에서 열라 오리발질을 하는 겁니까? 심리묘사가 압권이내요. 🙂
'걍 산통 팍 깨진거다.. 물론 남자들 둘이서 홍콩 야경 보면서 로맨틱한 이야기 하는건 더 깨는 일이었을 테다. 어쩌면 차장님도 그런 압박을 느끼고 일부러 깨는 소리를 하셨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