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카프의 글 하나를 보고 느끼는 생각.
얼마전 지하철을 탔더니 한칸 전체가 다음의 UCC 광고로 도배되어 있었다 (보신 분은 어떤 광고를 말하는지 아실 거다 – 이순재씨도 나오는 광고. 정말이지 한 칸이 완전히 다음 UCC 로 도배되어 있었다..)
국민 누구나 저마다 하나씩의 UCC 는 있다는 게 셀링 포인트다. 그런데 정말 온 국민 누구나에게 UCC 이야기꺼리가 있는가? 다들 깨끗한 도화지와 크레용을 쥐어주면 갑자기 멋진 그림들을 즐겁게 그려 내는가? 창작의 고통에 괴로워하다가 도화지를 썰렁하게 비워놓기가 좀 그러니깐 남의 그림을 무단으로 베낀다든지 (불펌) 이상한 “춘화” 를 그려서 다른 사람의 스케치북에 슬쩍 끼워넣는다든지 (스팸) 할 소지도 있지 않을까?
생산의 역량이 없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생산의 도구를 쥐어주는게 위험하다는 것은 N 사의 블로그를 사람들이 어떻게 무단 펌통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혹자는 여기서 이렇게 말한다. 머리가 두꺼워지려면 속칭 찌질한 “꼬리”가 두꺼워야 그중에서 건질 것들이 많이 나온다고. 중국에 장신 농구선수가 많은 이유는 인구가 많기 때문이라는 말과 같은 논리?)
또하나, 비디오는 과연 “롱테일” 컨텐츠일까? Funny or Die 라는 사이트에서 코미디언들이 올려놓은 비디오는 올려놓은지 한달도 안되서 2,500만회 관람되었고 1,420 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번 컨텐츠를 재생시키면 3분은 꼬박 투입해서 끝까지 보아야 하는 비디오 컨텐츠의 특성상, 정말로 시간이 뎀비지 않는 사람의 경우 하염없이 유저 비디오들을 넘겨보고 있을까, 아니면 Rocketboom 이나 Ze Frank 같이 Reputation 을 가진 사람의 채널로 바로 달려가서 컨텐츠를 열람하고 빠져나올 것인가? 어쩌면 Bernard Moon 님이 이야기하는 대로 롱테일을 잊어버려야 하는 것일까?
불균형 현상이 관찰될 때, 본능적으로 “균형” 을 맞추어 보려는 것이 기획자들의 심리인가보다. 툴을 누구에게나 쥐어주자는 거다. 그러나 때로는 불균형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 더 맞는 전략일 수도 있다. 전국민을 UCC 생산자로 만드는게 아니라, 어차피 그 수와 비중이 정해져 있을수밖에 없는 컨텐츠 생산자들 즉 퍼블리셔들에게 더 큰 어텐션을 몰아 주고, 나아가 그러한 어텐션이 실제적인 이익으로 바뀌게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적어도 퍼블리셔들에게는 더 좋은 서비스다.
여기까지는 하기 쉬운 이야기다. 정작 중요한건 “어떤 퍼블리셔를 위로 올려주고 그들에게 어텐션을 몰아줄 것이냐” 라는 질문이다. 사람이 뽑은 화두성 키워드에 부합하는 컨텐츠 생산자를 위로 올려주면 네이버가 되는 거고, 다른 사람들의 추천을 통해서 올라간 자를 위로 올려주면 Digg 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모든 문제는 “검색결과 display 의 순서 로직” 으로 귀결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