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잘 되는 기작을 이해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었던 것 같다. 자본주의 세상의 만트라는 “당신의 모든 행동이 다 금전적 이익으로 연결되도록 하라”는 게 아닌가. 심지어 대기업에 있을 때 한 간부께서는 “니가 하는 행동 다 적어보고, 그게 회사에 얼마만큼의 수익을 가져다주는지 한번 따져 보라”고 하시기까지 했다.
아무런 금전적 이익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새벽 2시에 어떤 이가 게시판에 버그를 포스팅하면 새벽 2시 5분에 누군가가 커밋을 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할까?
결국, 자신이 생산한 지식과 컨텐츠가 주변 커뮤니티로부터 강력하게 인정되고 박수받는 기제가 성립되기만 하면, 인간은 자신이 가진 지혜와 지식을 다른 사람과 기꺼이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문제를 기꺼이 나서서 해결해 주는 것 같다. 즉 쉽게 말하면 인간은 충분히 이타적이고 공유하기를 좋아하는 존재지만, 단 이는 자신을 누군가가 알아준다는 전제 하에서만 성립한다.
이런 심리적인 기작을 아주 잘 살린 서비스가 우리가 흔히 쓰는 지식인인 것 같다. 그리고 예쁜 여자가 길을 물어보거나 “어떤 컴퓨터를 사야 돼요?”라고 물어올 때, 일생일대의 사명감을 가지고 길을 가르쳐 주는 것, 혹은 재미있는 링크를 친구들에게 메신저나 메일로 보내는 것도 실은 이런 심리적 배경에 기인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잘 돌아가는 메커니즘을 소프트웨어 개발뿐 아니라 사회의 일반적인 분야로 확대할 수 있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리버시스트 – 2007/10/18 19:41
감사합니다…!
글 잘읽고 있습니다.
정윤호가 그런 일을 하고 있지요. 휼룡한 녀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