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핏 들어서는 말도 안되는 어리석은 아이디어같지만 실상은 기발한 아이디어
- (아마 얼핏 들어서 말도 안되는 것처럼 들리기에) 기존의 대기업들이 “장난” 쯤으로 치부해서 일찍 발을 담그고 견제하지 않는 분야
- 숫자가 많지 않지만 일부의 사람들이 이미 굉장히 즐기고 있는 문화. 이를테면 긱 (geek) 들이 주말에 개인 프로젝트로 재미있게 하는 프로젝트들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원리가 각 섹터마다 적용되는데 내가 가장 관심가지고 있는 미디어 분야도 이런 스타트업들에 의한 판바뀜이 한창 일어나는 중.
창업한지 몇년만에 한달에 수천만명 UV를 가진 대형 미디어로 성장한 버즈피드를 보면 그렇다. 짤방 스타일의 이미지나 “캐나다에서만 가능한 25가지 일들” 과 같은 리스트형 기사 (listicles) 를 통해서 무지하게 페이지뷰를 늘린 다음, 그렇게 들어온 사람들을 여러가지 engagement 피쳐들을 통해서 사이트에 잡아두는 방식으로 트래픽을 쭉 늘려왔다. 그렇게 해서 매체 장악력을 늘리고 나서, 요새 들어서는 기존 대형미디어의 실력있는 저널리스트들도 고용해서 퀄리티 저널리즘 기사들도 내보내기 시작.
(재미있고 엉뚱한 것에서 출발해서 진지하고 고퀄리티 컨텐츠로 가는 것이 그 반대 방향으로 가는것보다 더 가능성 있고, 우리가 하고있는 웹툰도 마찬가지인 듯. 한국에서는 이미 시장이 성숙해서 다양한 장르가 가능하지만 미국 웹툰시장은 아직 다음/네이버 웹툰이 처음 시작했던 5-10년전을 생각하면 됨..)
아무튼 버즈피드의 창업자가 Medium에 글을 썼는데 특히 미디어 쪽에 계신 분들은 읽어보면 아주 도움 될만한 글. 주요 포인트 두가지:
1. 새로운 미디어 형태가 등장하면 컨텐츠를 거기에 끼워맞추는건 실패 전략. 매체의 특성이 컨텐츠를 규정하는 것. 이를 이해하고 이용하는 플레이어들만이 성공을 거둠. 그런데 역사가 뻔히 증명하는데도 대형 미디어 회사들은 이걸 이해하지 못해 번번이 당함.
2. 미디어 회사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비전과 상업적인 성공 두 가지 모두를 이루어낼 때만 살아남을수 있음. 뉴욕타임즈가 헤럴드 트리뷴을 어떻게 이길수 있었나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